내일은 있다 내일은 있다 / 양성우 머무는 곳도 없이 홀로 떠도는 자에게도 내일은 있다. 붉은 초승달 아래 숨어서 울고 눈앞도 안 보이는 흙먼지 검은 연기 속을 헤맬지라도. 아무도 없는 깊고 어둔 곳에서는 모든 시간의 작은 잎새들까지도 어느 날 문득 피었다가 지는 것이더냐? 먼 땅 끝으로부터 휘몰아쳐 오는 .. 名詩 나룻터 2010.02.06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 양성우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곱고 따뜻한 말 한마디는 누구에게나 힘이 되고 신명이 된다. 보아라,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눈앞이 캄캄한 눈보라 속에서도 잔잔한 속삭임으로 마음을 붙드는 이가 있다면 아무도 길 위에 쓰러지지 않는다. 오직 .. 名詩 나룻터 2010.02.06
2월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 名詩 나룻터 2010.02.06
내일은 없다 내일은 없다 윤동주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동무여! 내일은 없나니 名詩 나룻터 2010.02.06
시집간 우리 누이들처럼 시집간 우리 누이들처럼 / 이성복 눈은 내리면서 제 빛깔과 소리를 얻는다 서로 다른 동네로 시집간 우리 누이들처럼 눈은 녹으면서 제 친정으로 간다 족두리도, 신발도 없이 길 없는 길을 돌아가는 것이다 名詩 나룻터 2010.01.13
이름을 모르겠다/문효치 이름을 모르겠다/문효치 괴테의 집에 갔을 때 본 노란꽃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간밤의 달빛이 아직도 꽃잎에 서려 있고 뻐꾸기 울음소리도 꽃심에 점점이 박혀 있는, 소녀 우르리이케를 사랑한 그 영감의 눈웃음도 살짝 남아 잎사귀에 서성거리고 있는 그 꽃의 이름을 모르겠다 이름에 갇히지 않.. 名詩 나룻터 2009.10.23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 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 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 사라짐으로 하여 남겨진 말들은 아름다울 수 있었다. 말이 .. 名詩 나룻터 2009.04.12
당신 생각하는 힘으로/ 신현림 당신 생각하는 힘으로 신현림 배가 고프면 밥지어 먹고 쓸쓸해지면 달무리에 감싸인 달처럼 당신 팔에 휩사여 깊은 잠을 자리 가슴의 갈대밭에 달아오르는 당신 심장 그 아늑한 노을을 느끼며 함께 있는 것에 새삼 놀라리 가슴 속으로 산비둘기 한 마리 날아오면 밤새도록 눈이 내린 길을 보며 나는 .. 名詩 나룻터 2008.10.15
고마운 당신에게 고마운 당신에게 - 하늘 신영- 당신을 생각하면 아직도 남은 떨림 처음 당신의 고백을 들었을 때처럼 내 가슴에 젖은 당신은 아직도…. 멈추지 않는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당신의 깊은 사랑을 알아버린 지금 당신을 보내야겠다고 타이르지만 당신의 따뜻했던 사랑만큼이나 깊이 남을 그리움이 두려움.. 名詩 나룻터 2008.09.07
골프군 러브호텔면 가든리의 화훼농 김씨의 꿈 골프군 러브호텔면 가든리의 화훼농 김씨의 꿈 고재종 그래! 나도 이참에 꽃농사 거두면 아반떼 하나 뽑겠다던, 그 차에 읍내 태양다방 화자년 태우고 한바탕 씽씽 밟겠다던, 나라고 맨날 일로만 살 수 있겠느냐던 화훼농 김씨의 꿈, 그가 키운 장미처럼 붉었지. 아무렴! 그렇게 달려서, 뭐 도회놈들만 .. 名詩 나룻터 200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