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율(리듬;rhythm)
시는 언어의 형식면에서 볼 때 소리의 연속이요, 소리의 구조인 까닭에 시인은 음악적 효과 를 창조하기 위해 소리를 모형화하는데, 이때의 조직화된 음악적 효과를 시의 운율(리 듬;rhythm)이라 한다. 지식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언어의 지시적 기능만을 중요시하는 일 상 용어나 기타 산문과는 달리, 시는 감정을 질서화하고 감동과 기쁨을 주는 것을 주목적으 로 삼고 있기 때문에 구조상의 중요한 특질로 하고 있다.
보통 운율이라고 하는 것은 '운(韻)'과 '율(律)' 두 가지를 아울러서 말하는데, '운'이란 운자 의 제한, 즉 압운(rhyme)을 뜻하고, '율'은 율격(meter)으로 음절수의 제한을 뜻한다. 따라서 시의 운율이란 시문의 음성적 형식을 말하며, 주기적인 악센트나 가락의 지속과 관련된 음 악적 구문(musical composition)의 특징을 뜻한다.
(1) 압운
영어로는 rhyme 혹은 end-rhyme, 독일어로는 reim, 불어로는 rime 이라 하는 운의 기원은 페르시아의 사산조 바이무라왕과 시녀 레이레람의 대화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이들의 대화에 는 반드시 묻고 대답하는 말의 끝에 '레이레람'과 '바이무라'라는 말을 붙인 데서 유래되었다 고 한다.
시의 리듬은 일정한 자리에 같은 음이나 비슷한 소리를 배열시켜 얻어진다고 할 수 있다. 소리의 이치 선정으로 빚어지는 운율이라 하여 이것을 음위율이라고 한다. 음위율에서 가장 보편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압운이다. 압운은 음의 위치, 곧 두(頭)·요(腰)·각(脚) 어 디에나 정해진 위치에 비슷한 음을 반복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음악적 율격으로 시행의 마지 막 강세 있는 모음과 그 뒤에 나오는 자음이 행마다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 두운(alliteration)은 다양한 단어의 첫 자리 소리의 반복이거나 혹은 그 단어들 속에 들어 있는 자음의 반복을 말한다.
- 각은(end rhyme)은 가장 흔한 압운으로서 시행 끝 강음절의 모음과 자음이 반복되는 현 상을 말한다.
- 요운(internal rhyme)은 중간운이라고도 하는데, 하나 이상의 압운어가 시행 안에 있을 때 를 말한다. 즉, 시의 음악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시행의 가운데에 특정한 낱말을 넣어 이 말이 시행의 끝 부분과 운을 이루도록 하는 운을 말한다.
(2) 율격
다소 규칙적인 반복의 시적 리듬을 율격(meter)이라 한다. meter라는 용어는 '측정'을 뜻하 는 measure의 희랍어에서 유래되었다. 이러한 율격은 시행에서 구현되는 소리의 현상이라 는 점과, 규칙성과 반복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압운과 같다. 그러나 율격은 시간적 질서 우에 서 나타나는 일정한 양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일정 위치에서 반복되는 규칙성의 압운과는 다 르다. 롯츠(J.Lotz)에 의하면 율격을 형성하는 운율의 자질에 따라 율격의 형태는 순수음절 율격과 복합음절 율격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1) 순수음절 율격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수율, 즉 음절 계산의 리듬이다.
음수율은 음절의 수, 곧 자구행을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일정한 수의 규칙을 말한다. 영시에 서는 강약 중심의 운율이 사용되지만, 한국시에는 중국의 오언시, 칠언시 그리고 일본의 시 행인 하이꾸와 같이 음절수를 율격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음수율은 음절의 수 곧, 자·구· 행을 구성함에 일정한 수를 배열하는 법칙 즉 음절시(syllabic verse)의 율격이다. 한국시의 음수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4·4조(3·4조)는 그 대표적 율조라고 할 수 있다.
2) 복합음절 율격은 음절수와 더불어 어떤 형태의 운율적 자질이 규칙화된 리듬으로 여기 엔 고저율과 강약률, 장단율이 있다.
- 고저율(the accentual-syllabic metrical system)은 음성률, 성조율격, 평측율격이라고도 불 린다. 이것은 소리의 고저(pith)가 규칙적으로 교체, 반복되는 율격으로서 주로 한시에 사용 되어 왔다.
- 장단율(the quantitative metrical system)은 길고 짧은소리가 규칙적으로 교체 반복되는 리듬, 즉 소리의 지속 시간의 양에 의하여 결정되는 리듬이다. 이것은 고대 희랍이나 로마어 에서 볼 수 있는 리듬이다.
- 강약률(the accentual metrical system)은 악센트만이 측정되는 율격으로 영시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율격은 악센트 있는 강한 음절과 악센트 없는 약한 음절의 교체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리듬의 패턴이다.
(3) 음보율
문법의 가장 큰 단위는 문장(sentence)이다. 음절이 모여서 낱말이 되고, 낱말이 모여서 어 절이 되고, 어절이 모여서 문절이 되고, 문절이 모여서 문장이 된다. 이것을 시의 형태면에 서 말하자면 음절이 모여서 음보가 되고, 음보가 모여서 행이 되고, 행이 모여서 연이 되고, 연이 모여서 한 편의 시가 된다. 여기서 음보란 음절이 모인 것 또는 행을 이류는 단위로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음보율이란 이 음보의 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율격이다. 다시 말하면 음보의 규칙적 반복이 음보율이다. 서양시의 음보율은 한 단어에 나타나는 강약의 규칙을 중요시하지만, 우리 시가의 경우에는 강약의 어세가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호흡군(breath group), 통사 관계, 율독에 따르는 시간의 등장성, 의미와 문맥 등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영시의 음보(foot)의 개념과 전혀 다르며 따라서 음보율은 영시의 강약율(meter) 이 아니다.
음보에 대한 정의는 모호하기 짝이 없다. 한 시행을 이루는 음보의 구획을 문법적 어구나 논리적 휴지(休止)로, 롯츠의 개념인 colon처럼 응집력이 있는 구절, 심지어 주관적 자의로 설정하기도 한다.
통사적으로 배분된 어절이 끝난 다음에 휴지가 와서 3음절 내지 4음절을 휴지의 한 주기로 기대하게 된다. 음보란 이렇게 휴지에 의해서 구분된 문법적 단위 또는 율격적 단위이다. 중 요한 것은 휴지가 일정한 시간적 길이마다 나타나는 것이 음절수가 같기 때문이 아니라 율 독을 할 대 호흡에서의 같은 시간적 길이 때문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음보는 3음절 내 지 4음절을 휴지의 일주기로 하여 동일한 시간 양을 지속시키는 등시성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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