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서
최두석
새벽 노을 속
까마귀떼 잠 깨어 날아오른다
깃들인 자리 대숲
댓잎에 내린 된서리에
부리를 닦고
사나운 꿈자리
날갯짓으로 훨훨
털어내며 날아오른다
눈녹이물 다시 논밭에서
서릿발로 일어선
텅 빈 들판 위로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칼날 바람 타고 잇따라
솟구쳐오른다
어느새 수백 수천의 까마귀
결빙의 하늘에서 만나
원무를 춘다
거친 숨결 하늘에 뿜어
드디어 능선 위로 불끈
해가 솟는다.
<1990년, 시집 『성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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