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남편 / 권정순
길들어진 걸까
무디어진 걸까
조금은 푼수같이 굴어도
새삼스럽지도 않은듯
쉽사리 화를 내지 않는다
약삭빠른 성미에
으스대는 꼬락서니가 못마땅한 거로
거푸거푸 상처만 주던 그가
이제는 시끌벅적 떠들어 대도
조금은 움츠러든다
따 순 봄볕이
얽히고 설켜 내리는데
늘 진창길에 푹 빠져 산다 우기겠는가
아마도,
허허로운 마음 속살대기 전에
세월 앞에 순응해야 함을 알았나 보다
가끔은
순 하디 순 한 그가
들풀같이 엉그름할 때도 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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