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나룻터

낙화/조지훈

이학 2011. 4. 17. 00:08

 

낙화/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 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닦아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지는 아침은

울고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