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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라면이 먹고 싶다

이학 2011. 8. 13. 01:04

가끔은 라면이 먹고 싶다

 

칼바람이 세상을 깎는 시간

선잠 깬 신문지 몇 장이 옥신각신 싸움질에 거리는 어지러워도….

 

술 취한 소주병이 비틀거리는 새벽

발 올린 길이 엉엉 소리 내어 울어도,

난, 라면이 먹고 싶다.

 

늘어뜨린 가로수 어깨가 슬퍼 보여도,

채이고 밟힌 낙엽의 슬픔이 목젖을 흔들어도,

팅팅 불은

매워도, 식었어도, 달걀을 넣지 않았어도, 파가 익지 않았어도

가끔은 난, 먹기 싫어도 먹고 싶다.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으므로 살지 말자

미워하지 말자! 사랑하며 살자!

살 맛 난다고 헉헉거리며 쓰고 또 쓰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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