創作벽장

시창작의 비법은 없다. -박재삼- [1]

이학 2007. 8. 3. 16:08

 

*시창작의 비법은 없다. -박재삼-

 인간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방황하는 것이라고 괴테는 말했다.
언뜻 들으면 모순된 말 같지만 결코 모순된 표현이 아니다.
방황한다는 의미는 쓸데없이 헤매며 돌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찾아서 모색하는 것이며,
어느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를 말하기 때문이다.

일생동안 시 창작의 길을 걸어와 그쪽 분야에선 제법 달인의 경지에 섰을 법한 시인들도
한결같이 "시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지나친 겸손 같기도 하고 엄살을 떠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말은 괴테의
그것과 같은 의미로서 시 쓰기 역시 죽을 때까지 부단한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성급하게 시 창작의 비법을 묻은 것은 어리석은 짓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법은 없다 하더라도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데생연습을 쉴새없이 하는 것처럼
시를 쓰기 위한 기초닦기나 준비운동 쯤은 있을 것이다.

시 창작을 하려는 지망생들은 창작의 비법을 알아서 지름길로 가려는 생각을 버리고
소와 같은 우직한 걸음으로 자기의 모든 생활습관에서부터
시창작을 위한 기초를 닦아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