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나룻터

겨울 日記 /문정희

이학 2007. 8. 3. 09:06
 

 

겨울 日記 /문정희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名詩 나룻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날 / 전혜린  (0) 2007.08.03
길/김지하  (0) 2007.08.03
새벽다리/성기조  (0) 2007.08.02
바람앞에서/문효치  (0) 2007.08.02
기도/구상  (0) 2007.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