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필/이근배
아직 밖은 매운 바람일 때
하늘의 창을 열고
흰 불꽃을 터뜨리는
목련의 한 획.
또는
봄밤을 밝혀 지새우고는
그 쏟아낸 혈흔血痕을 지워가는
벚꽃의 산화散華
소리를 내지르며 달려드는
단풍으로 알몸을 태우는
설악雪嶽의 물소리
오오 꺾어 봤으면
그것들처럼 한 번
짐승스럽게 꺾어 봤으면
이 무딘 사랑의 붓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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