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내역에서
그을린 얼굴들이 듬성듬성 졸고 있다
이들의 피로는 아침이 지우는 것을
구르고 굴러야하는
버리려해도 버릴 수 없는
텁텁한 이들의 만남을
미간에 고인 세월을 능내역은 안다
철로에 엎드린 기적소리 또한
새로운 누군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님을
그 자리 이곳에서 통속한다는 것을
능내역은 안다
시린 눈빛 태운 객차 안엔 웃음소리가 질펀하다.
- 3 詩集 "사람사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합니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