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 2007. 9. 29. 18:53

    오빠생각 외 이학/박종학 오빠생각 두툼한 책 끼고 나갔다던 그 날 이후...... 민주 혼백 무덤 옆 무엇이 그리 좋아 누워 계시나요 어머니 흘린 눈물은 강을 만들고도 남는데 이젠 사각 인화지로만 만나야 한다 그 해 열 여덟 내 나이 마흔 딸이 둘 있다. 죽음 허망하여! 서러움에 손을 담갔습니다 달아나는 현실 앞에 꺼진 불씨들이 한으로 날아들고 윙윙 소릴 내며 울고 있습니다 찢겨져 들리는 몸부림 떨어진 고개 아래 당신을 멈추어 용서를 구하지만 죽음! 그들은 갔습니다 선행만 뿌리고 그들은 갔습니다 서러움 마르지 않은 젖은 가슴에 손을 닦습니다. 회사원 새벽을 정제하고 해탈의 옷을 입는다. 선상의 음계 골목을 벗어나 육백원에 몸을 맏기고 흔들림은 체념으로 힐끔거림의 버릇을 부른다. 굽어 엎드린 신문엔 "경제 한파 다시 살아나" 심장은 옥 죄어든다. 아스피린 채이고 밟힌 우리 긴 터널 속에서 허우적댐을 버릇으로 일몰에 가까운 시간 바닥만 쓸고 있다. 무엇에서 보상 받고 무엇으로 행복하단 말인가 퇴행의 날만인 것을 어느 누가 아스피린을 줄 것인가. 장의사 밤새 울던 안개는 님 가슴 보듬고서야 잠든다 달그락 달그락 젊은 여인의 속옷 매는 소리 누추한 여명 틈으로 하루살이 보쌈을 메고 육신을 태우는 화장터로 향한다 그들의 죽음 앞에 난 의연하다. -시작노트- "오빠 생각"을 쓰면서 민주항쟁 현장에서 넋이 된 투사의 명복을 깊이 빌어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는... 사건사고가 빈번했던 과거 "죽음" 역시 선행을 베풀은 소방대원님들께 많이 미안 합니다. "회사원""아스피린" IMF한파이후 현실이 아닌가 하여 탈고후에도 많이 우울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는 이웃이 있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샘물과같은 내일을 기대하면서... 2001년 이학 창작실에서 "2001년 성남문학 25집출간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