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Re:들국화

이학 2007. 3. 24. 11:52
  
들국화

목련/최영옥

들길을 걷다가
애잔한 사랑 하나 만난다
소박한 향기를 묻히고
사랑 이야기 낮게 들려주는
얌전한 여인을 만난다

초라한 내 삶의 이력이
부끄럽지 않아도 되는 그녀 앞에서
범람하는 그리움을 풀어내고
진공의 가슴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척박한 대지 위에 뿌리를 내리고
가을볕 쓸쓸해도
해사한 웃음 지으며
마음 가꾸는 여인아

검정 고무신의 유년으로 돌아 가
흙먼지 풀썩이며 타박타박 걷는데
호젓한 들길은 풍금소리에 밟힌다

가녀린 모습으로
볼우물 짓는
연 보랏빛 고운 여인아
출처 : 계간 문학세상
글쓴이 : 이학/박종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