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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십사년의 봄

이학 2014. 3. 26. 21:03

 

 

이천십사년

 

        이학박종학

 

강둑으로

기어올라 길게 자빠진 서쪽 그림자를

훔치고

돌아누운 하얀 겨울 울음까지도 삼키고 사라진

이름아!

강물에 젖는 노란 입술을 보지도 못했는데 떠난

이름이여!

하늘을 뚫고 내려온 구름에게 깔려 신음하던

어제들은 가져간 것인지

허허 들판에 엎드려 우는 건 아닌지

언제,

어디로 갔는지

옆에 있는 사람들은 알까

 

몰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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