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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을 보내다

이학 2011. 8. 13. 01:06

 

지금을 보내다

 

짐짓 알 것 같아서

그랬어야 하는데

또, 아쉬움의 성역을 넓히고 헤벌레 너스레를 떠는

지금이 지워지고 있다.

 

역류하고 있는 느낌들을 끌어 앉히고

지금을 그냥 보내지 말자고 해야 하는데

이제야 알았다고

늦은 고백이라도 해야 하는데

팔다 남은 싸구려 언어들이 들은 가방을 던져 버리고 싶다.

 

무거운 걸음과

또 다른 지금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만 만들어지는 이유는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생각을 움켜쥔 관념이다.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데

미련의 꼬리와 헉헉거리는 비애를 만지는 내가 밉다.

사는 것이 왜 아니 힘들겠냐마는

떠나려는 지금을 잡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