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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간을 놓아야 합니다
이학
2011. 8. 13. 00:30
이제 시간을 놓아야 합니다
이제
이 시간을 놓아야 합니다.
바람 자는 자리에서
핏기없는 낙엽과 저녁 내내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피고 진 시간 옷깃 여미듯 여며왔는데
슬퍼할 까닭이 뭐 있겠습니까.
이렇듯 떠나는 것이 어쩌면 물 흐르듯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늘에선 설음이 내렸고 땅에선 눈물이 피었습니다.
여름 가면 봄이 왔고, 다음엔 다음 해가 다시 온다 하더이다.
가쁜 숨 몰아쉬며 살아온 어제
미련이 없는데 까닭이 뭐 있겠습니까?
이제
이 시간을 놓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