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나룻터

일상사/박목월

이학 2010. 3. 9. 09:13

 

일상사(日常事) 

 

박목월

청마靑馬는 가고
지훈芝薰도 가고
그리고 수영洙暎의 영결식永訣式
그 날 아침에는 이상한 바람이 불었다.
그들이 없는 서울의 거리
청마靑馬도 지훈芝薰도 수영洙暎도
꿈에서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깨끗한 잠적潛跡
다만
종로2가鐘路二街에서
버스를 내리는 두진斗鎭을 만나
백주노상白晝路上에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어느 젊은 시인詩人의
출판기념회出版記念會가 파한 밤거리를
남수南秀와 거닐고
종길宗吉은 어느날 아침에
전화가 걸려 왔다.
그리고
어제 오늘은 차 값이 사십四十원
십오十五프로가 뛰었다.